loading

서류 뭉치를 들고 경기도 신용보증재단 앞을 서성였다

서류는 많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더라

며칠 전부터 사무실 책상 위에 쌓여있던 서류 봉투를 볼 때마다 한숨만 나왔다. 경기도에서 하는 소상공인 지원 사업 몇 가지를 추려보니 신용보증재단 대출이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 같았는데, 막상 챙겨야 할 서류 목록을 보니 이게 일인지 공부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사업자등록증명원은 기본이고, 납세증명서, 임대차계약서 사본까지. 누가 보면 엄청난 투자를 받는 줄 알겠지만, 사실은 당장 다음 달 임대료와 부자재 비용을 메꾸기 위한 고군분투일 뿐이다.

수원에 있는 보증재단 지점까지 가는 길이 왜 그리 길었는지

아침 일찍 출발하면 금방일 줄 알았는데, 막상 주차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부터가 삐걱거렸다. 상담 예약 시간을 딱 맞춰서 갔는데도 앞에 대기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 다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왔겠지 싶으면서도, 내 앞사람이 한참 동안 상담원과 씨름하는 모습을 보니 슬슬 초조해졌다. 내가 챙겨간 서류가 빠짐없을까, 괜히 시간만 허비하고 돌아오는 건 아닐까 하는 잡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사무실에서 챙길 때만 해도 완벽하다 생각했는데, 다시 가방을 열어보니 도장 하나를 안 가져온 것 같은 착각에 십 분 동안 식은땀을 흘렸다.

정부 지원 정책 자금이라는 게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더라

상담창구에 앉으니 직원분은 친절했지만, 말투는 철저히 사무적이었다. ‘이 서류는 이 부분이 누락되었네요’, ‘이 사업체는 현재 정책 자금 요건과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같은 말을 듣는데, 머릿속이 하얘지는 기분이었다. 사실 팜플렛 제작이나 마케팅 교육 같은 건 나중에 고민해도 될 문제인데, 당장 현금이 도는 게 중요하니 조급함이 겉으로 티가 났나 보다. 어떤 지원금은 고용 인원 조건이 맞아야 하고, 어떤 건 특정 업종 제한이 있어서 내가 생각했던 시나리오가 자꾸만 빗나갔다.

어플 개발 비용이나 홍보비 지원은 그림의 떡인가 싶고

옆 창구에선 청년 창업 지원금이나 벤처 투자 조합 관련 이야기가 들리던데, 나랑은 참 먼 이야기 같았다. 요즘은 어플 하나만 잘 만들어도 경기도 지원 사업으로 개발비의 절반은 충당한다더라 하는 소문을 들었는데, 막상 내 사업에 적용하려고 보니 필요한 증빙 서류와 기술 평가 기준이 만만치 않았다. 귀농 교육 지원 사업도 비슷해 보였는데, 결국 이런 정부 지원이라는 게 ‘이미 자리가 잡힌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절박한 사람을 구제하기 위한 것인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결국 신청서만 제출하고 돌아오는 길의 찜찜함

대출 신청서를 작성하고 나오는데, 승인이 날지 안 날지 아무도 확답을 안 해주니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대략적인 금리는 어느 정도인지, 기간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고는 왔지만 서류 심사 과정에서 또 뭐가 보완될지 모르니까.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듣는데, 요즘 경기도에서 AI 관련 사업이나 안전보건 교육 같은 걸 확대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런 거창한 사업들은 다들 잘 준비해서 받는 건지, 아니면 나처럼 서류 뭉치를 들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건지 궁금해졌다.

확실한 건 없다는 사실만 다시 깨달았다

집에 와서 보니 주차비만 꽤 나왔다. 며칠 뒤에 결과가 나오겠지만, 기대는 많이 하지 않기로 했다. 괜히 기대를 했다가 안 되면 실망만 클 것 같아서. 어쩌면 이런 대출 상담이 벤처 투자처럼 큰 꿈을 꾸는 과정이 아니라, 그냥 오늘 하루를 버티기 위한 아주 작은 발버둥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사실 다른 대안이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일단 신청은 했으니 이제는 잊고 내일 당장 해야 할 발주 건이나 신경 써야지. 뭔가 개운하지 않은 이 기분은 대체 뭘까.

“서류 뭉치를 들고 경기도 신용보증재단 앞을 서성였다”에 대한 1개의 생각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