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금융설계 과정에서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다. 매달 월급이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현실에서 자산 증식이나 노후 대비는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 전문가의 관점에서 보면 결국 핵심은 수입과 지출의 흐름을 어떻게 제어하느냐에 달려 있다. 단순히 저축액을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자신의 현금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시작 단계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자신의 실제 소비 패턴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저축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30대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연봉 대비 고정비와 변동비 비율을 6대 4 수준으로 맞추는 것부터 시도해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왜 금융설계는 스스로의 데이터를 확인하는 과정인가
금융설계의 첫 단추는 자신의 과거 6개월 치 카드 결제 내역과 통장 이체 내역을 엑셀로 정리하는 일이다. 이 과정이 번거로워 대충 어림짐작으로 넘어가면 결과는 뻔하다. 보통 본인이 생각하는 생활비와 실제 지출액 사이에는 적게는 20만 원에서 많게는 50만 원 이상의 괴리가 존재한다. 이런 작은 차이가 모여 연간 300만 원 이상의 예기치 못한 지출을 만들어낸다. 자신의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설계는 사상누각과 다름없다. 누군가 대신 만들어주는 화려한 포트폴리오보다 자신의 소비 습관을 개선하는 1시간의 기록이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낸다.
자산 배분을 결정하는 구체적인 단계별 프로세스
첫째로 비상금 통장을 별도로 분리한다. 월 급여의 3배 정도를 파킹통장에 넣어두는 것만으로도 예기치 못한 사고나 급전이 필요할 때 대출을 받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둘째로 고정 지출을 점검한다. 통신비와 구독 서비스 등 매달 빠져나가는 소액 정기 결제 항목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셋째로 목적별 저축 통장을 나눈다. 결혼, 주택 구입, 노후 등 목표별로 자금을 분리하면 중도 해지를 방지하는 효과가 크다. 넷째로 투자의 비중을 정한다. 본인의 연령과 위험 수용도를 고려하여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율을 7대 3에서 시작하는 것을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수익률과 운용 현황을 검토하고 조정한다.
보험과 금융상품 선택 시 발생하는 치명적 오류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지인의 추천으로 보험이나 금융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의 의도와 나의 목적이 일치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특히 저축성 보험이나 변액 보험은 초기 사업비 차감으로 인해 원금 도달 시점까지 7년에서 10년이 소요되기도 한다. 만약 중도 해지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무턱대고 상품을 가입하기 전에 해당 상품의 약관을 살펴보고 수수료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정석이다. 상품이 좋아서 가입하는 것인가 아니면 영업 사원의 말에 현혹된 것인가 스스로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금융설계 이후 실전 투자의 트레이드 오프 관계
안정성을 추구하면 수익률이 낮아지고 수익률을 쫓으면 원금 손실 위험이 커지는 것은 투자의 불변 법칙이다. 예를 들어 예금 금리는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기 벅찬 수준일 때가 많다. 반면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와 같은 투자 상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의 20퍼센트 이상이 출렁일 수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트레이드는 시간을 견딜 수 있느냐의 문제다. 5년 이내에 사용해야 할 자금이라면 주식보다는 채권이나 예금 비중을 높이는 것이 안전하다. 10년 이상 장기로 가져갈 자금이라면 시장의 변동성을 활용해 적립식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 유리하다.
당신이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
금융설계의 목적은 완벽한 자산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통제권을 확보하는 데 있다. 당장 화려한 투자 전략을 세우기보다 자신의 대출 이자율과 예금 금리를 비교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금리가 높은 대출을 우선 상환하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확정 수익을 얻는 것과 다름없다. 자신의 재무 상황을 점검하고 싶다면 금융감독원의 파인 사이트를 방문하여 본인의 계좌 정보를 통합 조회하고 숨은 보험금을 확인하는 작업을 먼저 수행해야 한다. 전문가에게 의존하기보다 내가 먼저 내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태도가 최선의 결과를 만든다. 모든 상황에 들어맞는 만능 공식은 없으며 결국 본인의 소득과 지출 규모에 맞춘 개별적인 접근이 유일한 해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