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굳이 누굴 만나서 물어봐야 하나 싶었다
요즘 들어 주식 시장 분위기가 하도 어수선해서 그런가, 자꾸 이런저런 투자 상담 프로그램이나 컨설팅 광고가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는 그냥 ‘내 돈 내 마음대로 굴리는 거지’ 싶었는데, 최근에는 퀀트니 고배당 ETF니 하는 단어들이 하도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니까 내가 뭔가 중요한 흐름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생겼다. 사실 작년에 큰맘 먹고 주식 계좌를 몇 개 새로 텄는데, 정작 뭘 사야 할지 몰라서 그냥 방치해둔 돈이 꽤 된다. 한 500만 원 정도가 그냥 예수금으로 묶여 있는데, 이게 지금 인플레이션 생각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나 다름없다는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1대1 상담 광고를 보며 느낀 거리감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특구재단에서 딥테크 기업들을 위해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500 글로벌 같은 곳들과 1대1 투자 상담 자리를 마련한다는 뉴스를 봤다. 물론 이건 기업 대상이라 나 같은 개인 투자자와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겠지만, 그런 식으로 ‘전문가와 대면해서 상담한다’는 문구가 주는 무게감이 꽤 크게 다가왔다. 나도 저렇게 누군가에게 내 상황을 털어놓고 ‘이거 사세요’ 혹은 ‘이건 절대 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직접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상담 신청 버튼을 누르려니 손이 잘 안 떨어진다. 상담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 건지, 내가 상담을 받는다고 해서 진짜로 수익률이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제일 크다.
주식 차트 사이트를 멍하니 보다 보면
밤마다 주식 차트 사이트를 몇 군데 열어두고 멍하니 그래프를 보고 있는 시간이 늘었다. 어떤 날은 퇴근하고 재택근무용 책상에 앉아 3시간 동안 차트만 돌려본 적도 있다. 이동통신사 광고처럼 DOOH(디지털 옥외광고)가 어쩌고 하는 기사도 읽어보고, 배당 많이 주는 ETF를 검색해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게 참 묘한 게, 정보를 많이 알수록 오히려 결정을 내리기가 더 어려워진다. 어제는 고배당 ETF를 하나 사볼까 하다가도, ‘그냥 적금이나 넣을걸’ 하는 후회가 밀려와서 결국 앱을 종료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지분 투자나 파생 상품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싶다가도, 결국 책임은 내가 지는 거라는 생각에 다시 주저하게 되는 것 같다.
상담 창구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데
삼성증권 같은 곳은 이미 오래전부터 비대면으로 투자 상담을 해주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고, 네이버 엑스퍼트 같은 플랫폼을 통해서도 적은 비용으로 전문가를 만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월 80만 원 정도 꾸준히 저축하면서 어떻게 굴릴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상담 링크도 수두룩하다. 근데 막상 내 계좌를 보여주면서 ‘제가 이렇게 엉망으로 굴리고 있는데 좀 도와주세요’라고 말하기가 왜 이렇게 쑥스러운 건지 모르겠다. 막상 전문가를 만나면 ‘지금 왜 이걸 가지고 있냐’는 핀잔을 듣게 될까 봐, 혹은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뻔한 소리만 듣고 돈을 날릴까 봐 그게 겁나는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다시 혼자 결정하는 시간
결국 어제도 상담 신청은 하지 않았다. 대신 그냥 그동안 봐두었던 ETF 종목들을 장바구니에만 넣어두고 다시 로그아웃했다. 이게 맞는 방향인지, 아니면 정말로 한 번쯤은 돈을 좀 쓰더라도 제대로 된 금융 컨설팅을 받아보는 게 나을지 아직도 결론이 안 난다. 다들 어떻게 그렇게 쉽게 돈을 굴리는 건지, 가끔은 다들 속으로는 나처럼 불안해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투자하는 척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당분간은 그냥 이렇게 혼자서 끙끙 앓으면서 앱만 들락날락하게 될 것 같다. 주식 계좌 안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예수금이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는 것만 같다.

네, 왠지 섣불리 전문가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졌어요. 제 계좌도 좀 더 신중하게 관리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