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천만 원 정도가 통장에 쌓였을 때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냥 월급 받아서 숨만 쉬고 살다 보니 어느덧 그 정도 금액이 모였는데, 이게 막상 내 돈이라고 생각하니 어디에 두기가 참 애매했다. 예금에 넣자니 이자가 너무 적고, 그렇다고 주식을 하자니 매일 파란불 빨간불 보는 게 스트레스일 것 같았다. 그래서 막연하게 미국 ETF라는 걸 해보기로 했다. 남들이 다 한다는 VOO ETF 같은 게 안전하다길래 일단 증권사 앱을 열었는데, 인터페이스가 왜 이렇게 복잡한지 한참을 헤맸다.
앱 설치부터 결제까지의 사소한 불편함
결국 증권사 하나를 골라 계좌를 텄는데, 웬걸 본인 인증부터 공인인증서 등록까지 과정이 생각보다 길었다. 특히 야간에 심심해서 하려니까 시간이 더 걸리는 기분이었다. 처음엔 TIGER 미국 S&P500 같은 걸 사려고 했는데, 내가 사고 싶을 때 사는 게 아니라 장 운영 시간에 맞춰야 한다는 것도 그때 처음 제대로 알았다. 낮에는 회사 일을 하느라 바쁘고 밤에는 미국 장이 열리는데, 자꾸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변해 있으니 사람이 참 피곤해지더라. 명신산업 주가 전망 같은 뉴스도 괜히 한 번씩 눌러보게 되는데, 읽다 보면 나만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서 불안감만 커졌다.
헬스케어 ETF와 나스닥 사이에서 갈팡질팡
처음에는 무조건 안전하게 가야지 싶다가도,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나스닥 ETF 수익률을 보면 마음이 흔들렸다. 헬스케어 ETF를 조금 담아볼까 싶어서 공부도 해봤는데, 막상 사려고 보니 이게 또 종목이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 그냥 VOO가 속 편하다는 글을 보고 마음을 돌리기를 수십 번. 요즘은 중동 소식 때문에 달러도 강세라는데, 이게 내 주식에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뉴스마다 말이 다 달라서 그냥 창을 닫아버린 적도 많다. SOXS 주가 흐름 같은 걸 보는 사람들은 대체 무슨 배짱으로 저런 걸 하는 건지 대단해 보일 뿐이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유가 뉴스에 휘둘리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실시간 국제유가부터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사실 나랑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한데, 이게 오르면 경제가 어떻게 된다는 분석 글들을 하도 많이 봐서 강박처럼 보게 된 것 같다. 구리 ETF가 유망하다는 소리를 어디서 주워듣고는, 내가 산 S&P500이랑 무슨 관계가 있을까 밤새 검색해보기도 했다. 결론은 그냥 잘 모르겠다. 남들은 6억을 관리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짜라는데, 나는 겨우 천만 원 가지고 이렇게 전전긍긍하는 게 맞는 건지 싶기도 하고.
장기 투자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천만 원을 다 넣는 건 좀 무서워서 몇 번 나눠서 들어갔는데, 이게 참 생각대로 안 된다. 조금 올랐을 때 더 살걸, 조금 떨어졌을 때 팔걸 하는 후회가 머릿속을 맴돈다. 주식은 그냥 묻어두는 거라고 다들 말하지만, 막상 내 돈이 들어있으니 매일 앱을 켜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전문가들은 실적 장세니 고점 부담이 없느니 하지만, 당장 내 계좌가 어제보다 떨어지면 그런 말은 하나도 안 들린다. 어제는 트럼프 관련 뉴스 때문에 시장이 흔들린다는 말을 듣고 또 잠을 설쳤다.
끝맺음 없는 불안감만 남기고
결국 나는 딱히 대단한 성과를 거두지도, 그렇다고 크게 잃지도 않은 상태로 몇 달을 보냈다. 매달 조금씩 더 넣고는 있는데, 이게 정말 현명한 방법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가끔은 그냥 다 팔고 예금에 넣을까 싶다가도, 또 빨간색 숫자 하나 올라오면 ‘그래,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하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만큼의 열정은 많이 식었다. 그냥 이대로 두는 게 최선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내가 뭔가 크게 잘못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확실한 건 아무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늘도 앱을 한번 껐다가, 다시 켰다가, 그냥 로그아웃 해버렸다.

나스닥 ETF 수익률 때문에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 VOO로 갈아탔어요. 헷갈리는 정보들 때문에 투자 자체가 더 힘들어진다는 느낌이네요.
VOO가 편하다고 하니까, 저도 혹시 한번 투자해볼까 생각은 해봤어요. 밤에 미국 시장 시간 맞춰서 투자하는 게 쉽지 않네요.
트럼프 뉴스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거, 정말 공감돼요. 저도 처음 주식 투자할 때 비슷한 경험을 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