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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앱을 켰다 껐다만 하다가 결국 ETF 근처를 기웃거리는 중

자꾸만 물리는 개별 종목에 대한 피로감

솔직히 고백하자면 매번 주식 계좌를 열 때마다 한숨부터 나온다. 처음에는 뉴스에서 좋다는 종목, 남들이 다 사길래 덩달아 샀던 기술주 몇 개가 계좌 전체를 파랗게 물들여놨다. 아침마다 경제 뉴스를 챙겨보고, 기업 공시를 읽으려 애썼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뉴스에 나오는 내용들은 이미 누군가 다 알고 움직인 뒤라는 걸 알게 된 건 좀 늦은 뒤였다. 특히 요새는 시장 상황이 너무 변덕스러워서 개인이 대응하기에는 확실히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50만 원 정도를 더 넣어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이걸 또 종목 고르는 데 썼다간 며칠 뒤에 후회하겠지’ 싶어 그냥 앱을 닫았다.

패시브 투자라는 게 정말 답일까

요즘 주변에서 다들 ETF 이야기를 한다. 액티브 펀드니 패시브 펀드니 하는 용어들이 복잡해서 처음엔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자꾸 들리는 말들이 ‘개인이 이기기 힘든 판’이라는 거다. 삼성자산운용이나 한국투자운용 같은 곳에서 내놓는 상품들이 뉴스에 오르내리는 걸 보는데, 사실 사기니 과장광고니 하는 시끄러운 이야기들도 들려와서 더 머리가 아프다. 그냥 마음 편하게 시장 전체를 따라가는 ETF를 사서 묻어두는 게 낫지 않을까? 앨런 그린스펀이 어쩌고 하는 거창한 경제학자들 이야기는 잘 모르겠고, 그냥 내 돈이 조금이라도 녹지 않고 버텨주기만 하면 좋겠다.

정기 리밸런싱이라는 귀찮은 숙제

ETF도 막상 찾아보니 종류가 너무 많다. 어떤 건 2차 전지 테마고, 어떤 건 미국 배당주를 모아뒀다고 한다. 예전에는 펀드 하나 가입하려고 은행 창구에 앉아 1시간을 대기하면서 상담사 설명을 듣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수수료가 얼마인지도 잘 모르고 그냥 권해주는 대로 가입했는데, 요즘은 앱에서 클릭 몇 번이면 끝난다. 편하긴 한데, 정기적으로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면 또 걱정이 앞선다. 종목을 알아서 조정해 준다는데 과연 내 의도대로 수익이 날지, 아니면 수수료만 계속 빠져나가는 구조인지 사실 확신이 안 선다.

어린이 보험 상담 때 느꼈던 기시감

작년에 아이 어린이 보험을 들 때 상담사분이랑 통화했던 기억이 난다. 필수 보장이니 뭐니 하면서 복잡한 설계안을 잔뜩 보내주셨는데, 이번에 ETF를 고르면서 그때랑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금융 상품은 왜 이렇게 하나같이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모르게 만들어진 건지 모르겠다. 2023년 하반기에 금융감독원 지침이 바뀌었다고 복잡하게 설명하던 그 상담사분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하다. 결국은 다 내가 알아서 판단해야 하는 문제인데,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마비가 되는 기분이랄까.

그냥 적당히 넣어두고 잊어버리는 게 나을까

지금 고민 중인 건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매달 조금씩 돈을 넣는 방식이다. 가격대가 한 주당 10만 원 안팎인 상품들도 꽤 있어서 부담은 적은데, 막상 사려니 또 고민이 된다. ‘더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자동이체 걸어두고 몇 년 잊고 지내는 게 돈을 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게 말이 쉽지 실시간으로 변하는 숫자들을 보면서 어떻게 완전히 무관심할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사실 오늘도 앱을 켰다가 끄기를 세 번 반복했다. 일단은 관망하는 게 최선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눈 딱 감고 시작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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