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으로 보는 채용 공고의 낯설음
며칠 전부터인가 실업 급여 인정일을 앞두고 마음이 괜히 분주해졌다. 고용센터에서 문자가 오면 그제야 부랴부랴 구직 활동 증빙 자료를 모으는 게 습관이 됐다. 예전에는 신문에 난 구인란을 보거나 직접 발품을 팔았는데, 요즘은 그냥 핸드폰으로 사람인 같은 앱을 켜는 게 일상이 됐다. 그런데 이게 참, 볼 때마다 기분이 묘하다. 나인하이어나 AI 채용 솔루션이 어쩌고 하는 기술적인 설명들이 화면 상단에 뜰 때면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지원 버튼 하나 누르는 게 예전엔 큰 결심이었는데, 요즘은 ‘원클릭 지원’이라는 기능 때문에 덜컥 지원이 될까 봐 오히려 조심스럽게 화면을 두드린다. 가끔은 공고문에 ‘AI 활용 및 표절 여부를 검증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는 걸 보면, 이제는 일자리 하나 구하는 것도 무슨 입시 치르는 기분이다.
집 근처 단순 업무를 찾아 헤매다
거창한 대기업 채용 같은 건 애초에 내 영역이 아니다. 사실 나는 50대 중반이기도 하고, 적당히 몸 안 쓰고 시간 때울 만한 일을 찾고 있다. 최근에 눈여겨본 곳은 집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작은 사무실의 보조 업무였다. 주 3일 근무에 시급은 최저임금 수준인 9,860원 정도로 책정되어 있었는데, 계산해보니 한 달에 70만 원 조금 넘게 가져가는 구조였다. 틱톡 라이브 수익이나 핸드폰 부업 같은 것들이 요즘 유행이라는데, 그런 건 아무래도 나랑은 거리가 먼 것 같다. 차라리 정해진 시간에 나가서 눈치껏 일하고 돌아오는 게 마음 편하다. 물론 나이 제한이 걸린 건 아닌지 공고를 몇 번이나 다시 읽어봐도 마음 한구석엔 늘 불안함이 남는다. 기업들 채용 공고를 보면 연봉이나 조건이 천차만별인데, 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항상 거기서 거기인지 가끔은 씁쓸해지기도 한다.
고용센터 담당자와의 짧은 대화
구직 활동 자료를 챙기다 보면 늘 담당자 눈치를 보게 된다. 사람인을 통해 지원한 내역을 캡처해서 출력할 때마다 이게 과연 제대로 된 증빙이 될까 걱정이다. 고용센터 담당자에 따라서는 지원 완료 화면뿐만 아니라 채용 공고 정보까지 꼼꼼히 보라고 하시는데, 그럴 때면 종이를 한 장이라도 더 출력해야 해서 마음이 급해진다. 지난번엔 제출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해서 다음 날 다시 오라는 소리를 듣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그때 담당자가 했던 말이 ‘온라인 지원은 기록이 남으니 걱정 마세요’였는데, 막상 그 기록을 하나하나 챙기는 과정이 생각보다 번거롭다. 기계적인 시스템이 도입되어서 편해졌다고는 하는데, 왜 사람 대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복잡한 건지 모르겠다.
알바와 정규직 그 사이 어디쯤
요즘은 DOOH 광고판이나 길거리 지나가다 보이는 알바 자리도 사람인 같은 플랫폼이랑 연동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기술이 좋아져서 채용 상태가 자동으로 전환된다는데, 지원자 입장에서는 그저 ‘읽음’ 표시가 뜨는지 안 뜨는지만 확인하게 된다. 며칠 전 지원했던 곳에서 연락이 없길래 그냥 마음을 접었다. 나이가 들수록 무언가에 지원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 자체가 피로하게 느껴진다. 젊은 친구들은 이런 플랫폼이 익숙해서 척척 지원하고 면접 질문도 AI로 연습한다던데, 나는 여전히 사람인 화면을 띄워놓고 ‘지원 완료’라는 글자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창을 닫는다. 차라리 누가 직접 찾아와서 일 좀 도와달라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대감댁 머슴살이가 낫다는 옛말도 있지만, 사실 대감댁이든 어디든 나를 받아주는 곳이 있다는 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불안함은 여전히 남은 채로
오늘도 구직 사이트를 뒤적거리다 결국 아무 데도 지원하지 못하고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분명 일자리는 많다고들 하는데 왜 내가 갈 곳은 이렇게 좁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50대 취업이라는 단어가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걸 보며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는 위안을 얻기도 하지만, 딱히 해결되는 건 없다. 실업 급여 인정일은 다가오고, 내일은 고용센터에 가서 또 다른 서류들을 보여줘야 한다. 내가 지원하려고 했던 그곳의 공고는 어느새 마감되어 사라져 있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내 망설임 때문이겠지만, 그 망설임마저도 이제는 익숙한 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 같다. 채용 시스템이 어떻게 바뀌든, 결국 사람의 자리를 찾는다는 건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알바 구직 플랫폼 때문에 더 답답할 것 같아요. 기술이 발전해도 결국 사람과의 소통이 필요한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건 당연하죠.
인공지능 채용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사람인에서 지원하는 건 여전히 불안감을 많이 느껴요.
사람인 앱을 보면서, 마치 낡은 자동 판매기처럼 텅 빈 화면만 보이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