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보조작가 일자리 찾다가 마주한 현실
어쩌다 보니 프리랜서로 지낸 지 꽤 오래됐다. 정기적인 수입이 없을 때면 늘 불안해서 일자리 사이트를 습관적으로 들여다보는데, 얼마 전엔 정말 급한 마음에 웹툰 보조작가 공고를 봤다. 예전엔 고시원 총무 알바라도 하면서 버텼는데, 이젠 그마저도 자리가 잘 안 나서 더 막막했다. 공고에는 프리랜서 계약이라 간편하다는 식으로 적혀 있었지만, 막상 연락을 주고받고 계약 서류를 준비하다 보니 생각보다 챙길 게 많았다. 토스뱅크에서 쉬운 근로계약서 같은 기능이 업데이트됐다는 기사를 보긴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수기로 된 서류를 요구하거나 보건증처럼 묘하게 시간을 잡아먹는 것들을 당장 가져오라고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건증 하나 떼는 게 왜 이렇게 번거로운지
동네 보건소에 가서 보건증을 발급받으려니 예약이 꽉 차서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검사비 3,000원을 내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5일 정도였나. 당장 내일부터 일을 시작하고 싶어도 서류 때문에 발이 묶이는 상황이 답답했다. 주변에서는 배달 알바나 하루 단위로 하는 손부업 같은 걸 추천하기도 한다. 배달은 바이크 유지비나 보험료가 좀 걸리고, 손부업은 단가가 너무 낮아서 정말 푼돈 벌기 수준이다. 그래도 당장 눈앞의 카드값을 생각하면 이런 것들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프리랜서 소득 신고와 장려금의 딜레마
일하다 보면 세금 문제도 은근히 골치가 아프다. 소득이 들쑥날쑥하다 보니 근로장려금 신청할 때마다 내 소득이 제대로 잡히고 있는 건지 항상 헷갈린다. 6월 1일 기한 넘기면 5% 감액된다는 문자를 받을 때마다 마음이 급해지는데, 정작 프리랜서 소득은 누락되는 경우가 많아서 매번 국세청 사이트를 뒤적거린다. 어디서는 프리랜서 마취과 의사들이 대학병원보다 돈을 많이 번다고 하던데, 사실 나 같은 사람들에겐 딴 세상 이야기다. 8년 차 PD들도 부업으로 떡집 알바나 마트 캐셔를 전전한다는 기사를 볼 때면, 이게 나만 겪는 일은 아니구나 싶으면서도 씁쓸함이 올라온다.
책임 소재가 불분명할 때 느끼는 불안감
예전에 아는 지인이 식당 알바를 하다가 손님 먹튀 때문에 월급에서 6만 원을 삭감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변호사들이 그게 불법이라고 아무리 떠들어도, 사장님 얼굴을 매일 봐야 하는 알바생 입장에서는 그 돈 그냥 떼이고 마는 게 속 편할 때가 있다. 프리랜서 계약이라는 게 참 애매하다. 근로자인 것 같으면서도 사업소득자로 분류돼서, 정말 내가 필요할 때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울타리가 있는지 확신이 안 선다. 계약서에 도장 찍을 때마다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항상 드는데, 딱히 대안이 없으니 그냥 하는 거다.
계속되는 불안함과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
요즘은 그냥 눈에 보이는 공고가 있으면 일단 지원부터 한다. 예전엔 꼼꼼하게 따져보고 조건을 비교했는데, 이제는 그런 과정 자체가 사치처럼 느껴진다. 사실 내가 이렇게 부업을 전전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아예 다른 업종으로 완전히 틀어야 하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오늘도 새벽까지 일자리 사이트를 새로고침하다가 겨우 하나 골랐는데, 내일 또 서류 떼러 보건소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 피곤하다. 당장 내일 일이 해결된다고 해서 내년이 편해지는 것도 아닐 텐데, 참 쉽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