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방에서 시작된 멍청한 선택
작년 가을쯤이었나, 유튜브 알고리즘에 홀린 듯 들어갔던 오픈채팅방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주식 시장 흐름이나 읽어볼까 싶어 들어갔는데, 매일 아침 수익 인증 사진이 올라오는 걸 보다 보니 사람이 참 눈이 멀게 되더라. 소위 ‘AI 자동 매매’라는 걸 내세우면서 하루 10분만 투자해도 월 1000만 원은 우습게 번다는 말을 왜 믿었는지 모르겠다. 당시 내 상황이 딱히 좋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당장 급전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묘하게 마음이 조급해졌다. 결국 대출까지 받아서 500만 원 정도를 그들이 말하는 ‘프리미엄 리딩’ 비용으로 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그 돈이면 차라리 맛있는 거나 사 먹을걸 하는 후회만 남는다.
돈을 입금하고 나서 달라진 태도
돈을 보내기 전까지만 해도 방장은 시시콜콜한 농담까지 주고받으며 아주 친절했다. 그런데 입금이 확인되자마자 태도가 싹 바뀌었다. ‘특경법사기’니 ‘업무상배임’이니 하는 어려운 법률 용어는 뉴스에서나 보는 남의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직접 당하고 보니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는 것조차 벅차더라. 처음에는 무슨 프로그램 오류라고 변명하더니, 나중에는 아예 방을 폭파하고 사라졌다. 그때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손이 떨리던 그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경찰서에 가서 고소장을 접수할 때 담당 수사관님이 보여준 그 피로한 표정도 뇌리에 깊게 박혔다.
법률 사무소와 상담하며 느낀 벽
이런 일을 겪고 나서 결국 돈이라도 돌려받아 볼까 싶어 이름 좀 있다는 법률 사무소 몇 곳을 기웃거렸다. 그런데 상담 비용만 몇십만 원씩 부르는 곳이 태반이었다. 주식회사 로포 같은 곳도 알아보고, 지인이 소개해준 이름 없는 개인 변호사 사무실도 가봤다. 상담만 받는데도 무슨 돈이 이렇게 많이 드는지. 막상 고소를 진행하려고 하니 비용이 피해 금액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내가 지금 돈을 찾으려고 돈을 더 쓰는 게 맞는 건가 싶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법이라는 게 생각보다 참 멀고 차가운 것이더라.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
지금은 그냥 반쯤 포기 상태다. 사기 친 놈들은 이미 잠적했는지 경찰에서도 별다른 연락이 없다. 투자자 예탁금이 100조니 뭐니 하는 뉴스를 봐도 이제는 남의 나라 이야기 같다. 500만 원이라는 돈이 내 인생을 뒤흔들 만큼 엄청난 금액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을 믿었던 마음이 무너졌다는 게 더 크다. 가끔 문득 ‘그때 왜 그랬을까’ 싶어 밤에 잠이 안 올 때가 있다. 딱히 결론도 없고, 누굴 탓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렇게 조금씩 잊어가는 게 최선인 건지, 아니면 더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하는 건지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어제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길래 또 사기꾼인가 싶어 바로 끊어버렸다.

그렇게 돈이 사라지는 걸 보면서, 마치 내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려 애쓰는 것 같네요.
혼자 해결하려다 보니 오히려 더 복잡해진 것 같아요. 변호사 비용도 만만치 않고요.
이런 경험은 정말 정신없게 느껴지네요. 특히, 돈을 쓰려고 하니 오히려 더 큰 문제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 답답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