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이라더니 결국 종이 서류더군요
얼마 전에 주거래 은행인 하나은행 지점에 다녀왔습니다. 요즘은 앱으로 다 된다고들 하지만, 어르신들 연금 관련 문제나 복잡한 채권펀드 상품 같은 건 결국 상담 창구에 가서 물어보는 게 속 편하더라고요. 입구에 들어서니 예전과 달리 분위기가 많이 바뀌긴 했습니다. 곳곳에 디지털 미디어 아트 같은 것도 걸려 있고, 은행이라기보단 갤러리 같은 느낌도 나고요. 근데 막상 번호표 뽑고 앉아서 제 순서를 기다리는데,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참 안 가더라고요. 앞에 대기 인원이 5명 정도였는데, 체감상 30분은 훌쩍 넘긴 것 같습니다. 요즘은 다들 앱으로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쓰나 본데, 왜 저만 이렇게 시간을 쓰고 있나 싶기도 했죠.
AI 기술 어쩌고 하는데 제 문제는 해결이 안 되네요
최근 신한은행이나 기업은행 같은 곳들도 디지털 금융 교육이나 자산관리 센터 같은 걸 엄청 강조하잖아요. 뉴스 보면 AI를 활용해서 퇴직 후 자산관리도 돕고, 금융사기 예방도 해준다고 하던데. 창구 직원분께 그런 걸 물어보려니 ‘저희가 운영하는 앱 내의 MY 자산관리 기능을 이용하시면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라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사실 저도 그 앱 다 깔려 있거든요. 그런데 앱 화면에서 제 자산 현황이나 주가 차트를 보고 있으면 이게 정말 내 미래에 도움이 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숫자 놀음인 건지 가끔 회의감이 듭니다. 미술품 판매 같은 것도 하나아트뱅크 서비스라고 해서 예전부터 들어오긴 했는데, 막상 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비대면 멤버스 가입자가 2만 명이라는데
신한투자증권 같은 데서 비대면 자산관리 멤버십 가입자가 2만 명을 넘겼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왠지 나만 뒤처지는 기분이 들어서 저도 슬쩍 가입해볼까 고민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증권 계좌 연동하고 이것저것 설정하는 과정이 꽤 번거롭더라고요. 주식 거래 가능 증권사인지 확인하고, 서류 인증하고, 무슨 동의서를 몇 번이나 클릭해야 하는지. 결국 하다가 중간에 멈췄습니다. 이럴 거면 그냥 예전에 하던 대로 적금이나 하나 더 들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요. 요즘 국세청 환급금 조회도 쉽다던데, 그것도 앱 깔아서 인증받는 게 일이라 그냥 귀찮아서 미뤄두고 있습니다.
건물 관리비랑 재고관리 양식이나 신경 써야지
금융 쪽 공부가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그런지, 요즘은 그냥 제가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아는 분이 건물 관리업체를 하셔서 살짝 들었는데, 그쪽은 또 재고관리 양식이나 이사트럭 업체 컨택하는 게 훨씬 실질적인 ‘자산’을 지키는 길이라더군요. 복잡한 채권 펀드 수익률 보며 스트레스받는 것보다, 관리비 잘 받고 건물 유지 보수하는 게 더 확실한 수익이라는 말이 묘하게 공감되었습니다. 물론 은행 자산관리 서비스도 좋은 시도겠지만, 저한테는 여전히 너무 먼 이야기 같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그 멤버십 가입자 2만 명 중 한 명이 될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그냥 통장 정리나 잘 됐는지 확인하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창구 직원분이 건네주신 팸플릿은 가방 깊숙이 넣어뒀는데, 아마 집에 가서도 읽어보지 않을 것 같습니다.

AI 자산관리 앱 쓰는 동안 진짜 고민될 때가 많네요. 건물 관리업체 이야기처럼 현실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