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계약할 때 ‘고지 의무’라는 게 있잖아요. 건강 상태나 과거 병력 같은 걸 솔직하게 다 말해야 한다는 거요. 이게 제대로 안 지켜지면 나중에 보험금을 못 받게 될 수도 있다고 해서 좀 신경 쓰였어요. 특히 저처럼 이것저것 보험을 좀 들어놓은 사람들은 더더욱요.
얼마 전에 제가 가입한 보험 중에 하나가 좀 문제가 생겼는데, 알고 보니 이게 고지 의무 위반이랑 관련이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냥 좀 황당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게 진짜 사소한 거 하나 때문에 큰 문제로 번질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갑자기 날아온 보험 해지 통지서
별 생각 없이 살다가 어느 날 보험사에서 편지가 하나 왔어요. 내용을 보니까 제가 가입한 보험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이더라고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처음에는 잘못 온 줄 알았죠. 근데 제 이름이랑 보험 증권 번호가 딱 찍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자세히 봤는데,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이라는 말이 딱 보이는데… 순간 머리가 하얘지더라고요.
제가 뭘 잘못했나 싶어서 꼼꼼히 다시 보니까, 한 3년 전에 감기 때문에 병원에 몇 번 갔던 기록이 있는데 그걸 제대로 말 안 했다는 거예요. 아니, 감기 때문에 병원 몇 번 간 걸 꼭 말해야 하나 싶었죠. 당시에는 그냥 흔한 감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금방 낫기도 했거든요. 보험 가입할 때도 ‘고지 의무’에 해당하는 게 뭐냐고 물어봤을 때, 설계사 분이 “큰 병이나 수술 같은 것만 제대로 말씀하시면 된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어요. 근데 이렇게 몇 번 통원 치료한 것 때문에 문제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3개월 내 질병 진단’…이게 기준이라고?
그래서 보험사에 전화해서 따져 물었어요. 아니, 감기 몇 번 걸린 걸 가지고 보험을 해지하냐고. 그랬더니 보험사 직원이 ‘계약 전 알릴 의무 사항’에 대해 설명해주는데, 거기 보니까 ‘최근 3개월 내 질병 진단, 의심 소견, 입원, 수술, 추가 검사 필요 여부’ 같은 것들이 다 해당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5년 내 입원 또는 수술 여부’ 같은 것도 있고요. 제가 알기로는 그냥 암 같은 중대한 질병만 해당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제가 병원 몇 번 간 게 ‘추가 검사 필요 여부’에 해당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설명하는데, 이게 말이 되나 싶었어요.
그 직원 말로는, 제가 통원 치료받은 기록이 있어서 이걸 ‘질병 진단’으로 볼 수도 있고, 혹시라도 그때 ‘추가 검사’가 필요했다면 그 부분도 고지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솔직히 너무 억지 같았어요. 감기 몇 번 가지고 중병처럼 몰아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나빴죠.
결국 보험금 청구는 보류…
더 황당했던 건, 얼마 전에 제가 다른 일 때문에 병원에 갔다가 보험금 청구를 할 일이 있었는데, 이번 일 때문에 그것마저도 보류가 됐다는 거예요. 이미 보험사에서 제 계약에 ‘고지 의무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혹시라도 제가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이걸 근거로 지급을 거절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정말 답답했죠. 그냥 사소한 실수가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 몰랐어요.
보험사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고는 하는데, 이렇게 까다로울 줄은 몰랐어요. 제가 3년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도 아무런 이상 없었고, 그때 보험 가입할 때도 전혀 문제없다고 해서 안심했었거든요. 근데 나중에 문제가 생기니까, 그때 ‘5년 이내 입원 또는 수술 여부’ 같은 걸 더 꼼꼼하게 확인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그때 보험 설계사 분이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고요.
복잡한 보험 세계
어쨌든 이번 일로 보험의 ‘고지 의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라는 걸 알게 됐어요. 앞으로 보험을 새로 들거나, 이미 가입한 보험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기면 무조건 보험사나 설계사에게 확실하게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히 ‘빨리 낫는 감기’나 ‘별거 아닌 통원 치료’라고 넘어가면 안 되는 거더라고요. 물론, 보험사도 좀 더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면 좋겠지만, 결국 내 돈 지키는 건 내가 꼼꼼하게 챙기는 수밖에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지금도 그 보험 해지 통지서만 보면 좀 속상한 마음이 들어요. 그냥 잊고 싶으면서도, 혹시라도 나중에 또 비슷한 일이 생길까 봐 걱정도 되고요.

저도 건강 보험 몇 개 들고 다니니까, 꾸준히 상태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꼼꼼하게 챙기긴 번거로운데,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필수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