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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수술하고 나니 보험사 서류부터 던져주더라

처음엔 그냥 눈이 침침해서 간 거였는데

한 6개월 전쯤이었나. 눈앞이 자꾸 뿌옇게 변하는 게 영 신경 쓰여서 동네 안과를 찾았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싶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툭 던진 말이 ‘백내장 초기네요’였다. 처음엔 별생각 없었다. 그냥 안경 도수나 좀 올리면 되겠지 싶었는데, 수술 이야기를 꺼내시길래 얼떨결에 덜컥 예약을 잡았다. 사실 그때는 이게 나중에 보험사랑 이렇게까지 싸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요즘은 수술비가 꽤 나오니까 실비 보험 청구하면 되겠지 싶어 가볍게 생각했던 게 화근이었다.

보험사는 서류를 꼼꼼하게 따지기 시작했다

수술 자체는 금방 끝났다. 한 30분 정도 걸렸나. 그런데 수술 직후가 문제였다. 병원 원무과에서 대뜸 실비보험 청구할 거냐고 묻더니, 아주 두툼한 서류 뭉치를 챙겨주더라. 다초점 렌즈를 넣었으니 금액이 꽤 컸는데, 이게 요즘 보험사들 사이에서는 거의 ‘문제아’ 취급을 받는 항목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보험금 청구서를 접수하자마자 보험사에서 전화가 왔다. 처음에는 친절하게 설명하더니, 갑자기 ‘의료자문’ 이야기를 꺼냈다. 제3의 병원 의사한테 내 상태를 다시 확인받아야 한다나 뭐라나. 그때부터 느낌이 쌔했다. 그냥 간단한 수술인 줄 알았는데, 이건 뭐 범죄자 취급받는 기분이랄까.

의료자문이라는 이름의 벽

보험사가 보낸 서류에는 전문 용어가 가득했다. 내가 낸 수술비가 약 700만 원 정도였는데, 이걸 다 보장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진작에 접었다. 손해사정사 이야기도 들리길래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수수료 문제도 그렇고 괜히 일만 더 커지는 것 같아서 그만뒀다. 내가 직접 부평 쪽 병원까지 다시 가서 담당의를 만나 소견서를 받아왔다. 다행히 의사 선생님이 협조적이어서 다행이었지, 아니었으면 아마 중간에 포기했을 거다. 보험사에서는 끊임없이 꼬투리를 잡았다. 진료기록부에 적힌 내 증상이 수술할 정도의 급박함이 있었느냐는 건데, 솔직히 당사자 입장에선 불편해서 한 건데 그걸 어떻게 수치로 증명하나 싶다.

금융감독원까지 갈 생각은 없었는데

답답한 마음에 금융감독원 민원 사이트도 기웃거려 봤다. 주변 사람들은 1세대 실손보험이라 다 받을 수 있을 거라며 부추겼지만, 막상 닥치면 현실은 다르다. 보험사 담당자는 내 전화를 받을 때마다 말투가 점점 딱딱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받으며 돈을 받아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한 3개월 정도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일부만 받는 선에서 합의하자는 연락이 왔다. 처음 기대했던 금액의 절반 정도였나. 더 싸우면 정신 건강만 해칠 것 같아서 그냥 알겠다고 했다.

아직도 찜찜한 마음은 남아 있다

결국 돈은 들어왔다. 그런데 뭔가 이긴 기분이 아니다. 렌즈 값이며 뭐며 계산해보면 내가 들인 시간과 스트레스가 훨씬 컸던 것 같다. 가끔 친구들이 백내장 수술 어디서 했냐고 물어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그냥 대충 얼버무린다. 수술 잘하는 곳을 찾는 것보다, 수술 후에 보험사 상대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누가 알려줬더라면 좋았을 텐데. 도수치료나 다른 실비 청구도 나중에 다 이렇게 따지고 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눈이 잘 보이는 것에 만족하며 살려고 하지만, 가끔 우편함에 보험사 고지서가 꽂혀 있는 걸 보면 그때 기억이 나서 다시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백내장 수술하고 나니 보험사 서류부터 던져주더라”에 대한 4개의 생각

  1. 수술 후에 보험사와 싸우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겠네요. 제 친구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처음엔 그냥 눈이 침침해서 간 거였는데, 이렇게 복잡해질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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