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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에 찍힌 숫자를 보며 그냥 잠들지 못했던 밤

밤잠 설치게 만든 증권사 앱 알림

어느 날 밤, 습관처럼 켜본 증권사 앱에서 생각지도 못한 숫자들을 마주했다. 요즘 다들 NVDL 주가가 어쩌고저쩌고하며 단톡방이 시끄러운데, 사실 나는 그런 급등주보다는 좀 조용하게 배당금이나 들어오는 게 마음 편하다 싶어 배당주 투자 위주로 계좌를 굴려왔다. 그런데 막상 시장 변동성이 커지니 내가 가지고 있는 미국 ETF들의 수익률이 널뛰기를 시작했다.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던 펀드 수익률 화면을 한참 들여다보며, 이게 지금 팔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두어야 하는 건지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휴대폰을 덮었는데, 그 찝찝한 기분이 며칠 동안 가시지 않았다.

묻지마 투자 대신 공부 좀 해보려니

주변에서는 요즘 리츠 투자가 괜찮다, P2P가 어떠냐 하며 말이 많은데 막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복잡하다. 사실 대단한 수익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은행 MMF 금리보다는 조금 나은 정도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건데, 갈수록 고려해야 할 게 많아진다. 최근에는 경제 신문을 같이 읽는 모임이라도 나가볼까 싶어 커뮤니티를 기웃거렸는데, 다들 어찌나 열정적인지 나만 너무 안일하게 돈을 굴리고 있었나 싶어 덜컥 겁부터 났다. 이자 계산을 엑셀로 두드려보며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방향인지, 아니면 그냥 유행에 휩쓸려 다니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금값은 떨어지고 달러만 오르는 상황

올해 초반까지만 해도 골드바를 사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또 분위기가 다르다. 뉴스에서는 금 투자 열기가 5개월 만에 60% 넘게 꺾였다고 떠들어대는데, 막상 내 주변을 보면 다들 달러 환율이나 걱정하고 있지 금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예전에 조금 사두었던 금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해보려다, 오히려 골치가 아플 것 같아 그만두었다. 굳이 이렇게 매일 실시간으로 변하는 수치에 일희일비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적당히 거리를 두고 사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은 건지 여전히 답을 모르겠다.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들은 재테크 강연

지난달에는 사는 아파트 단지 커뮤니티에서 재테크 강연을 한다길래 슬쩍 다녀왔다. 홍춘욱 박사가 와서 강연을 한다길래 무작정 자리를 잡았는데, 사실 거기서 들은 이야기들이 지금 당장 내 통장을 바꿔줄 마법 같은 비법은 아니었다. 다만,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위안이 됐다. 강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만난 이웃은 요즘 증권사 리포트 읽는 재미에 빠졌다고 하던데, 나는 여전히 그 리포트들의 글자들을 읽어내려가는 게 숙제처럼 느껴진다. 다들 투자 종류를 하나씩 늘려가며 자산을 키운다는데, 나만 제자리걸음인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금융 상품의 미로

예전에 가입해둔 종신보험 상품을 정리해야 할지 말지 4년째 고민 중이다. 당시에는 잘 몰라서 일단 들고 보자 싶어 가입했는데, 지금 보니 구조가 너무 복잡해서 매달 나가는 보험료가 아깝다는 생각만 든다. 잘못 꿴 첫 단추라는 걸 알면서도, 막상 해지하자니 손해가 클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어쩌면 이렇게 복잡한 금융의 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수익을 내는 사람은 소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도 퇴근길에 우리은행 앱에서 선불 충전 서비스 광고를 봤는데, 이게 진짜 편리한 건지 아니면 또 다른 소비를 유도하는 장치인지 괜히 심술궂게 생각해보게 된다. 어쩌면 조금 더 단순하게 사는 게 답일 수도 있는데, 그 단순함을 선택하기엔 세상이 너무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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