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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앱을 지웠다 깔았다 하는 게 일상이 됐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증권 계좌 개설

작년 이맘때쯤이었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국민은행 앱을 켰다가 우연히 증권 계좌 개설 이벤트를 보고 홀린 듯 가입했다. 주식이라는 게 다들 하니까 나만 안 하면 뒤처지는 기분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대단한 분석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남들 다 산다는 대형주 몇 개랑 채권형 펀드에 조금씩 넣었다. 처음에는 10만 원, 20만 원씩 야금야금 넣는 재미가 쏠쏠했다. 근데 이게 문제였다. 수익률이 파란불에서 빨간불로 바뀌는 걸 보는 게 게임 점수 오르는 것보다 짜릿하더라. 그게 화근이었지.

앱테크와 컴퓨터 부업 사이의 미묘한 현타

주식만으로는 성에 안 차서 앱테크도 기웃거렸다. 걷기만 해도 포인트 준다는 앱부터 설문조사 하는 것까지 다 해봤다. 사실 한 달 해봐야 커피 한 잔 값 나올까 말까 한데, 그걸 하겠다고 매일 아침 출근길에 폰을 흔들고 있는 나를 보면서 문득 현타가 세게 왔다. 퇴근하고 나서는 컴퓨터 부업이랍시고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대부분은 정보만 파느라 바쁘거나 초기 비용을 요구하는 곳이 많았다. 결국 나는 푼돈 모으겠다고 시간을 쏟는 건지, 아니면 재테크를 배우겠다고 공부를 하는 건지 경계가 모호해졌다.

주식 차트 앞에서 무력해지는 시간들

요즘은 퇴근 후에 습관적으로 주식 차트를 켠다. 빨간색 기둥이 솟아오르면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치킨이라도 시킬까 고민하고, 파란색이 길어지면 괜히 속이 쓰려서 잠도 잘 안 온다. 특히 장이 안 좋을 때는 괜히 ‘살 걸 그랬나, 그때 팔았으면 덜 깨졌을 텐데’ 같은 ‘껄무새’ 같은 소리만 입 밖으로 내뱉게 된다. 옆자리 동료는 요즘 무슨 세미나를 다니느라 바쁘던데, 나는 그런 전문적인 건 들어도 잘 모르겠고 그냥 남들 따라 하다가 등만 터지는 기분이다. 내가 산 ETF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힘이 없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대기업 다니는 친구의 말이 꽂혔던 날

며칠 전에는 아는 지인이랑 밥을 먹는데, 그 친구가 연봉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자기가 하는 재테크 방식을 나열하더라. 나는 그냥 순수한 호기심에 “어떻게 그렇게 해?”라고 물어봤는데, 그 친구가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왠지 좀 묘했다. 마치 ‘너는 그런 거 몰라도 돼’ 혹은 ‘왜 그런 걸 물어봐?’ 하는 느낌이랄까. 괜히 내가 텅 빈 통장을 가진 사람처럼 비쳐진 것 같아서 며칠 동안 그 대화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사실 나는 그냥 평범하게 조금씩 불리고 싶었던 것뿐인데, 왜 그런 사소한 말에 발작 버튼이 눌리는 건지 스스로도 이해가 안 간다.

결론 없는 매일의 고민

사실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따져보면 마이너스는 아니다. 하지만 들인 시간과 마음고생을 생각하면 이걸 계속하는 게 맞나 싶다. 요즘은 그냥 다 귀찮아서 앱을 지워버릴까 하다가도, 내일 장 시작하면 또 습관적으로 다시 깔고 있을 것 같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주변에선 다들 돈 잘 벌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서 가끔은 그냥 다 손 떼고 적금이나 들걸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막상 적금 이자율 보면 다시 차트를 켜게 되는 게 현실이다. 2026년인 지금, 다들 어떻게 이렇게 웃으면서 재테크를 하는 건지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아마 다음 달 월급이 들어오면 또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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