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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 투자 권유를 받았던 그때 그 상황이 아직도 찜찜하다

투자 상담이라는 이름으로 카페에서 들었던 이야기들

몇 년 전 일이다. 친한 지인이 주식 리딩방이나 무슨 투자 자문 관련해서 일을 시작했다며 커피를 한 잔 사겠다고 불렀다. 사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었다. 그저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니 안부를 묻는 자리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자리에 앉으니 분위기가 조금 묘했다. 태블릿 PC를 켜더니 알테오젠 주식 이야기를 꺼내고, 요즘 WTI 유가 흐름이 어떻고 미국 ETF 투자 방법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쉼 없이 설명했다. 1억 정도 투자하면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원금 이상을 굴릴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1억이라는 돈이 누구에게나 큰돈인데, 마치 껌값을 굴리는 것처럼 말하니까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 지인의 눈빛이 너무나 확신에 차 있어서 그게 더 불안했던 것 같다.

비과세 저축이나 ELB 같은 안전장치에 대한 불신

나는 원래 겁이 많아서 비과세 저축이나 은행의 ELB 같은 상품을 선호한다. 지인은 이런 것들은 수익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결국 제자리걸음이라고 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 같기도 했다. 3%대 수익률을 보며 만족하던 내가 갑자기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가 권하는 것은 주식매매계약서 같은 서류를 작성하고 직접 운영하는 계좌에 돈을 넣는 방식이었다. 명확한 기관이나 은행 창구가 아니라 개인이 주도하는 방식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질문을 던지면 답변은 돌아오는데, 이상하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심은 해소되지 않았다. 당시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돈을 입금하지는 않았는데, 돌이켜보면 참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때 그 사람도 정말로 돈을 벌고 싶어서 그랬던 건지 아니면 나를 이용하려 했던 건지 여전히 알 수가 없다.

법무사 사무실을 검색하며 느낀 씁쓸한 현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다가 지인 투자 사기 건으로 고소장을 접수하겠다는 글을 봤다. 양천구나 강서구 쪽 법무사 사무실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는데, 그걸 보니까 예전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만약 내가 그때 덜컥 돈을 맡겼다면 지금 저 사람처럼 법무사 사무실을 기웃거리고 있었을까. 투자자문이라는 게 참 묘하다. 정말로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전 재산을 날리게 만드는 악마의 속삭임이 될 수도 있다는 게 너무 무섭다. 고소장을 작성하는 일이 상담비 몇 십만 원을 들여서 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미 날아간 마음과 시간은 법무사가 보상해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까.

주변의 투자 권유를 들을 때마다 드는 피로감

이제는 누가 주식 사이트나 새로운 투자처를 소개해주겠다고 하면 일단 몸부터 사리게 된다. 연구개발특구 투자로드쇼 같은 뉴스에서 접하는 대규모 투자 상담은 나와는 너무 먼 세계의 이야기 같다. 거기는 전문가들끼리 수백억을 논하지만, 일상에서 겪는 투자는 그저 지인과 나 사이의 신뢰 문제로 귀결되기 일쑤다. 미국 투자 이민 프로젝트나 대형 프로젝트 설명회 같은 건 안정성을 검증받은 리저널센터를 통한다고 해도 복잡한데, 하물며 개인 간의 투자 권유는 오죽할까. 어제는 또 아는 동생이 자기 친구가 운영하는 주식방에 들어오지 않겠냐고 문자를 보냈다. 답장을 할까 하다가 그냥 읽음 표시만 남기고 껐다. 나중에 또 얼굴 볼 일 있으면 적당히 얼버무려야겠다.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벌써 피곤하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투자와 신뢰의 간극

사실 돈을 불리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그렇다고 해서 전문가를 찾아가자니 상담료가 부담스럽고, 지인을 믿자니 결과가 너무 불확실하다. 나 역시 1억이라는 큰 자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매번 고민하지만, 결국 선택하는 건 안전한 예금뿐이다. 누군가는 나를 보고 겁쟁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적어도 법무사 사무실을 찾아가 고소장을 쓰는 일은 겪지 않아도 되니까 그걸로 만족한다. 물론 이게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10년 뒤에 후회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지금 당장은 이 불확실한 투자 시장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게 마음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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