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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 상담받으러 갔다가 헛걸음만 하고 왔다

자산관리사인지 회계사인지 헷갈리던 날

얼마 전 우연히 지인에게 소개받은 자산관리사라는 사람을 만났다. 사실 나는 그동안 회계사가 돈을 알아서 굴려주거나 자산관리를 해주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괜히 어렵고 딱딱한 질문을 준비해 갔는데, 막상 앉아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회계사는 그냥 기업 장부나 세금 같은 걸 봐주는 사람이란다. 내 자산을 어떻게 불릴지 고민하러 간 건데, 시작부터 핀트가 조금 어긋난 느낌이었다. 상대방도 나를 보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잘 모르는 눈치였고, 나 역시 용어들이 섞여서 머릿속이 복잡해지기만 했다.

개인연금이랑 보험은 왜 이렇게 복잡한지

상담 내용의 절반 이상은 결국 개인연금보험 이야기였다. 요즘 주식 시장이 엘앤에프 주가니 뭐니 하면서 다들 난리라길래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높일 방법이 있을까 싶어 물어봤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보험 상품 구조 설명뿐이었다. 매달 얼마씩 넣고 나중에 어떻게 받는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어서 알고 있는데, 그걸 다시 복잡하게 늘어놓으니 집중력이 뚝 떨어졌다. 사실 펀드매니저가 하는 일이나 자산운용사의 역할 같은 것도 물어보고 싶었지만, 보험 상품 설명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나버려서 입도 떼지 못했다.

뉴스에서 본 새도약기금 이야기가 생각나서

상담 중에 갑자기 뉴스가 생각났다. 최근에 금융위에서 유동화회사 장기연체채권을 1조 원 정도 매입해서 10만 명 넘는 사람들의 추심 부담을 덜어준다는 소식을 봤다. 캠코에서 온비드 공매로 재산을 정리한다는 것도 본 것 같고. 이런 큰 흐름을 보면 내 작은 자산 관리 같은 건 정말 별거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상담사에게 이런 제도들을 물어보려다가, 왠지 이 사람은 그런 거창한 금융 정책보다는 당장 내 통장에서 나가는 보험료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아서 그냥 입을 다물었다.

컨테이너 렌탈이나 빌딩 관리가 차라리 쉬울 것 같다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역에 붙은 광고를 보니 컨테이너 렌탈이나 빌딩 관리 대행 같은 문구가 눈에 띄었다. 차라리 저런 건 눈에 보이니까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주식매매계약서 같은 서류를 들여다보는 것도 머리 아프고, 복잡한 차트를 분석하는 것도 이제는 지친다. 자산 관리라는 게 결국은 남의 돈 관리하는 직업들의 영역이라는데, 나는 내 돈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만 들었다.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채로 돌아오는 길에 커피 한 잔만 사 마셨다.

돌아온 뒤의 찜찜한 기분

집에 와서 다시 내 통장 잔고를 확인했다. 상담사에게 냈던 상담비는 없었지만, 왠지 2시간 동안 헛짓을 한 것 같아 마음이 영 편치 않다.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한 건지, 아니면 애초에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지 못한 건지 잘 모르겠다. 그냥 주식 앱이나 한번 더 켜보고, 뉴스나 좀 더 읽어보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시간이 더 지나면 좀 더 확실한 방법이 보이려나 싶지만, 지금은 그냥 모든 게 다 막연하게만 느껴진다. 뭐, 어쨌든 오늘 일은 그냥 그런대로 지나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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