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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이자보다 낫겠지 싶어 시작한 ETF 투자에서 세금 고지서를 보고 당황했던 기억

주거래 은행 지점에서 겪은 대기 시간과 낮아진 예금 이자율

작년 늦가을 즈음이었던 것 같다. 원래 쓰던 적금이 만기가 되어서 목돈이 생겼는데, 이걸 그냥 주거래 은행인 신한은행 지점에 묵혀두기가 아까웠다. 마침 연 4%짜리 특판 예금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회사 점심시간에 맞춰 헐레벌떡 은행 창구로 뛰어갔다. 대기 번호표를 뽑았는데 내 앞에 대기자만 15명이 넘게 밀려 있었다. 꼬박 50분을 기다려 차례가 되었지만, 상담을 받아보니 우대금리 조건이 너무 까다로웠다. 카드 사용 실적에 급여 이체 지정까지 새로 해야 겨우 3.8%를 맞춰준다고 했다. 허탈한 마음으로 은행을 나오면서, 이럴 바에는 차라리 주식이나 펀드투자를 알아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예전부터 친구들이 핀테크 앱이나 모바일 증권사 앱으로 손쉽게 투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귀찮아서 미뤄왔는데, 은행 문을 나서며 스마트폰으로 KB증권 마블 앱을 일단 내려받았다.

증권사 앱을 켜고 KODEX 200과 미국 SPY를 두고 망설였던 순간

계좌를 개설하고 나니 뭘 사야 할지 막막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다들 국내 주식형 ETF의 대표 주자인 KODEX 200을 사거나, 아니면 미국 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SPY를 사라고 권했다. 당시 KODEX 200은 한 주당 3만 원대 중반이었고,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SPY는 한 주에 500달러가 훌쩍 넘는 금액이라 환율까지 계산하면 70만 원에 육박했다. 돈을 쪼개서 넣기에는 국내 상품이 만만해 보였지만, 장기 수익률을 생각하면 미국 시장이 낫다는 글이 많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달러 환전 수수료도 신경 쓰이고 매번 밤 11시가 넘어서 미국 시장 개장하는 것을 기다렸다가 호가를 확인하는 것도 피곤할 것 같았다. 결국 첫날에는 KODEX 200을 몇 주 사고, 남은 돈으로 국내에 상장된 미국 S&P500 ETF를 조금 섞어서 매수하는 타협안을 택했다.

직접 겪어보고서야 이해가 간 국내 ETF 세금의 미묘한 차이점

투자를 시작하고 몇 달이 지나서 분배금이라는 게 입금되었을 때 비로소 세금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국내 주식형인 KODEX 200은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없고 분배금에 대해서만 15.4%의 배당소득세가 원천징수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반면에 내가 같이 샀던 국내 상장 미국 S&P500 ETF 같은 해외형 상품은 매매차익과 분배금 모두에 15.4%의 세금이 붙었다. 세무 지식이 전혀 없던 터라, 똑같이 한국 거래소에서 산 ETF인데 왜 세금 매기는 기준이 이렇게 제각각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증권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더니 직원이 복잡한 세법 용어를 섞어가며 설명해 주는데, 머리만 아프고 제대로 알아듣기 힘들었다. 매달 푼돈 수준의 세금이 빠져나가는 게 눈에 보이니까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세금 우대 혜택을 받기 위해 ISA 계좌 개설을 시도하며 겪은 번거로움

세금을 덜 내는 방법을 찾아보다가 다들 절세 계좌인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쓰라고 하길래 새로 가입해 보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개설하면 간단하다고 했는데, 기존에 일반 주식 계좌에 들고 있던 ETF들을 ISA 계좌로 바로 옮길 수 없다는 설명 문구를 보고 짜증이 밀려왔다. 이미 사둔 상품들을 전부 일단 매도해서 현금화한 다음에, ISA 계좌를 개설하고 그 안에서 다시 매수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매도할 때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와 그동안 미미하게나마 쌓였던 평가 손익에 대한 세금을 정산하고 나니, 과연 이렇게까지 해서 갈아타는 게 이득인지 의문이 생겼다. 또한 이 계좌는 최소 3년 동안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중도 해지 시 불이익이 없다는 조항도 마음에 걸렸다. 급하게 돈 쓸 일이 생기면 묶여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생겨서 결국 며칠을 고민하다가 가입을 중간에 포기했다.

세후 수익률을 계산해보며 여전히 남는 투자 방향에 대한 고민

요즘도 가끔 내 주식 계좌를 열어보면서 한숨을 쉬곤 한다. 은행 이자율과 비교했을 때 주식 시장이 변동성이 커서 신경 쓰이는 것에 비해, 세금 떼고 나면 남는 게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서다. 주변에서는 아예 세금 공제 한도가 연간 250만 원까지 주어지는 해외 직투로 넘어가서 SPY 같은 미국 주식을 직접 사라고 말한다. 하지만 매년 5월마다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를 따로 계산해서 신고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벌써부터 귀찮음이 밀려온다. 그렇다고 국내 예적금에만 넣어두기에는 물가 상승률을 못 따라갈 것 같고, 여전히 국내 ETF를 들고 가자니 세금 구멍이 아쉽다. 아직도 내 투자 성향에 맞는 명쾌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그저 매달 들어오는 분배금에서 떼이는 소소한 세금 명세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예금 이자보다 낫겠지 싶어 시작한 ETF 투자에서 세금 고지서를 보고 당황했던 기억”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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